소유와 언어

 

송 태 효

 

1. 머리말 : 인식의 출발

2. ‘있을 수 없는 것’으로서의 소유

3. 프루동의 문제 인식

4. 소유에 대한 형이상학적 접근

5. 소유와 문학적 공간

6. 밤의 의식

 

1. 머리말 : 인식의 출발

 

하나의 인식 체계에 접근하는 데 있어 가장 우려해야 되는 것 따라서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은, 우리의 오해를 그 출발점으로 삼는 데 있을 것이다. 더욱이 인식 체계 전반에 흐르는 근본적 물음이 우리에게 긍정적 혹은 부정적 입장을 쉽게 선택해 버리게 하는 여지를 안고 있는 문제에 관계되는 경우라면 이 같은 우려와 경계심은 배가되어야 할 것이다. 프루동의 인식 체계는 소유 문제를 그 근간으로 하고 있다. 굳이 소유에 상반된 것으로서 무소유를 논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그 동안 소유 문제는 줄곧 존재 문제와 상치되는 개념으로 제시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소유 문제를 철학적 성찰의 대상으로 삼는 경우 우리는 이제껏 이 문제를 존재에 대한 성찰을 저해하고 나아가 파괴하는 부정적 영역에 국한시켜 다루어 왔다 할 것이다. 사실 이러한 영역에 한정시켜 소유 문제를 접근해 왔던 것은 비단 변증법적 유물론의 경우에만 국한되었던 것은 아닐 것이다. 프루동의 소유론을 자칫 변증법적 유물론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은 이러한 선입견에 의하고 있다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마치 존재론이 소유 문제에 대한 부정에 기반을 두고 있기라도 하듯이 말이다. 존재와 소유를 양립할 수 없는, 적대적인 두 개의 문제처럼 제시하는 것은 아마도 우리의 오해에 불과할 따름일지도 모른다. 사실 이러한 우리의 오해에 경종을 울리기라도 하듯 프루동은 소유 문제를 다루는 그 출발점에서 다음과 같이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만일 내가 공격하고 있는 소유가 거짓되고, 의롭지 못한 것이라면, 어찌 태초 이래 소유가 존속해 왔었겠는가?”

 

그러기에 프루동의 소유론은 무엇보다도 우리에게 사전에 결정된 긍정 및 부정의 이원적 태도를 유보케 하며 더 나아가 우리의 습관화된 인식에 불편을 자아내며 제동을 걸고 있다. 그리고 한 편으로는 존재 문제를 보편성의 문제로 제시하면서, 다른 한 편으로 소유 문제를 보편성을 저해하는 문제로 용이하게 규정지어 버리는 인식 습관을 겨냥하기라도 하듯, 프루동은 소유 문제 역시 존재 문제 못지않은 보편성의 문제로 제시하면서 단순한 부정의 시각이 초래하기 마련인 상대적인 문제가 아닌 절대적인, 다시 말해 인간 전체에 관계되는 것으로서의 절대적인 문제로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절대적인 것은 우회나 회피를 허용치 않는다. 절대적인 것은 본래 불가피성을 지닌다. 아마도 우리가 프루동의 소유론에 접근하는 데 있어 우선적으로 모색해야 되는 것은 소유에 대한 프루동의 어떤 철학적 해결이 아니라, 바로 프루동이 소유 문제를 불가피한 문제로 다루어 가는 과정이라 할 것이다.

 

2. ‘있을 수 없는 것’으로서의 소유

 

프루동은 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