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精神, esprit < πνεύμα(Pneu), mind,  spirit,  Geist>

라틴어 spiritus(숨을 내쉬다), 바람, 영감에서 유래하였으며, 기독교에서는 성령Saint-Esprit를 의미한다.(Foulquié 1980:228-229). 기본적으로 바람, 날숨, 불꽃 같은 물질적 요소를 지칭한다.고대 화학에서 증류시킬 때 날아가 버리는 물질, 데카르트주의자들의 경우 복수로 표기하여 심리학의 경우처럼 심장에서 뇌로 올라가며 정신과 육체를 이어주는, 동물 혹은 인간 피의 가장 가벼운 부분이다. 육신의 형태를 벗어난, 그렇다고 완전히 영적인 것도 아닌 죽은 자들의 혼을 의미하기도 한다. 일상어로서 은유적으로, 인간의 성찰과 행위의 원칙이자, 물질에 대립하는 신체 행위의 원칙이다. 정신과 비교하여 혼âme은 기질-감성적 삶의 원칙으로서 신체와 상호 유동적 관계를 갖는다. 광의적으로는 정신적 삶을 지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신, 천사, 악마 등 모든 비물질적 존재를 일컫는다. 

 일상어로서 심리학의 경우, 인간에게 고유한 인식 기능, 협의적으로 마음과는 대조적으로 인식 기능의 원칙이자(마음은 감성의 상징), 추론 기능의 원칙이기도 하다. 실례로 파스칼의 경우, 마음은 종종 직관 능력을 지칭한다. 또한 지적 재능, 특히 간계에 가까운 민첩한 재능. 동의어로 지성, 기발함, 독창성, 유머 등을 포함한다. 비유적으로 형용사와 함께, 작품 혹은 교의가 지향하는 근본이념이나 본질적 영감, 예를 들어 복음 정신, 혁명 정신, 데카르트 철학 정신을 의미한다. 주관적으로는 개인이나 그룹의 지적 혹은 정신적 경향, 예를 들어 과학 정신, 비판 정신, 철학 정신, 군부 정신, 부르주아 정신. 지리학 정신, 단체 정신, 체계 정신, 법의 정신 등을 지칭한다. 

라랑드의 경우(Lalande, A. 1960)도 정신을 그 어원으로서의 숨과 연결시켜, 삶의 원칙으로 소개하며, 종교적인 면에서 정신과 개인 혼âme의 유사성을 강조한다. 정신 철학의 경우 ‘마음mind’은 유심론적 의미에서 ‘정신esprit’이 아니라 라틴어 mens 즉 프시케psyché, 사유, 지각 같은 인지 기능이다.

데리다가 <정신에 대해서>에서 말하고 있듯이 이 정신이라는 주제는 현대철학에서 너무 과거회귀적이라 도발적인 개념으로 비치기도 한다. 그만큼 정신은 현존재, 시간, 세계, 역사, 존재론적 차이, 존재의 사건에 상응하는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데리다는 정신이 하이데거의 사유 도정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발견하고, 하이데거의 사유가 전통형이상학의 인간중심주의, 독일제국주의, 기독교주의, 몸과 정신을 나누는 형이상학적 기체주의로부터 해방되는 길을 제시하고 있다.

“‘정령l’Esprit이 점토에 숨결을 불어 넣는 다면 오로지 그러한 정령만이 ‘인간l’Homme’을 창조할 수 있다.”(생텍쥐페리 『사람들의 땅』)

“인간은 정신과 몸이 아니라 몸과 함께 하는 정신이다. l’homme n’est pas un esprit et un corps mais un esprit avec un corps.”(모리스 메를로 퐁티)

“몸의 생기란 몸 각 부분의 집합도 아니고 외부에서 들어 온 정신이 조종하는 로봇으로의 강림도 아니다. 이 사실은 여전히 몸 자체가 마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자아”를 결여하고 있는 것도 아님을 말해주는 것이리라.“(모리스 메를로 퐁티 『눈과 정신』)